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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업체질 바꾸기 고전, 이제훈 코로나19와 노조 힘겨운 상대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1-09-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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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체질 바꾸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올해 5월 홈플러스를 맡아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모두 강화하는 '올라인(All-line)'을 내걸고 있는데 핵심은 창고형 할인점 전환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발목이 잡혔다.
 
홈플러스 사업체질 바꾸기 고전, 이제훈 코로나19와 노조 힘겨운 상대
▲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또 재무적 체질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다.

1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 사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잠정중단된 기존 점포의 창고형 할인점 전환작업을 재개하는 시점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점인 '홈플러스스페셜' 점포를 2018년에 처음 선보였다. 이 점포는 소용량 상품부터 대용량 상품까지 한 번에 살 수 있도록 품목을 구성한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홈플러스스페셜 점포에서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구매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소용량으로도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018년 홈플러스스페셜 점포로 전환한 16개 점포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기존 점포와 비교해 12%포인트 높았다.

이 사장은 올해 4월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경쟁력 확대 차원에서 연말까지 전국의 10개 점포를 추가로 홈플러스스페셜 점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환작업을 추진했다. 

7월 말까지 인천청라점과 원주점을 우선 전환할 계획이었는데 7월 초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전환작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 사장이 기존 점포의 홈플러스스페셜 점포 전환에 적극 나섰던 이유는 홈플러스의 실적과 재무상황이 모두 좋지 않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3월 기준 차입금 규모가 1조7400억 원에 이르렀는데 이 가운데 장기 차입금은 약 1조5757억 원, 단기 차입금은 1650억 원 수준이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2월 말 859%에서 올해 2월 말 726%로 낮아졌지만 이커머스(전자상거래)시장과 대형마트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 악화는 지속했다.

홈플러스는 2020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에 매출 6조9662억 원, 영업이익 93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41.8% 각각 줄었다.

홈플러스는 2016년만 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3천억 원대였는데 2020년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천억 원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결국 쌓인 부채를 덜어내고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점포 일부의 자산 유동화(매각)를 선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점포를 유지·보수하는 데에만 통상 5천억 원 안팎이 드는 데다 기존 유통방식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업계 트렌드에 대응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며 “모바일 전환과 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올라인(All line)'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자산 유동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올해 5월 대표이사 취임 후 홈플러스의 온·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오프라인 모두를 아우르는 '올라인(All-line)'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점포의 자산 유동화(매각) 추진은 노조의 반발을 샀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회사의 자산 유동화로 폐점이 이어지고 있어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며 "점포 매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올라인(All-line)'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노조를 먼저 설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이에 이 사장은 자산 유동화 대상 점포 직원들에게 대형마트업계 최초로 퇴직금과 위로금을 지급하고 고용보장을 약속하는 등 노조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회사 측이 폐점을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며 “더 이상 폐점 점포를 늘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등 다른 조건은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자를 보면서까지 시장 확대에 나서는 등 최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홈플러스가 예전과 같은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 자산 매각 등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바라본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홈플러스가 추진하고 있는 하이브리드형 포맷(홈플러스스페셜)의 경쟁력 확보 여부와 실적 개선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CAPEX)이 현금 확보를 제약하고 있어 자산 매각과 매각 후 재임대 등에 의존하는 차입금 상환방식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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